배움의 교육공동체를 추구하는 가교 역할!

연구 소식

41. [성광진]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에 주목해야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6-09-01
  • 조회수 : 494


1970~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시골에서 초등학교는 마을공동체가 하나로 뭉치고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 가을로 치러지는 운동회는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했다. 온 동네가 모두 모여 아이들이 재롱으로 추는 군무에 즐거워하고, 달리기에 환호했었다. 학교와 마을이 아이들을 매개로 하나가 되었다.

 

그런 시골에서는 아이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한다. 못된 짓을 저지르다가도 어느 어른의 눈에 뜨일까봐 스스로 움츠러들었다. 내 아이를 부모가 아무리 잘 챙긴다 해도 온 마을이 함께 보살피는 것보다 더 완전할 수는 없다.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던 교육공동체의 기능을 현대 도시에서도 여건과 환경에 맞추어 추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의 동네는 어떤가. 자신의 마을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누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이웃이 아픔을 갖고 살아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더욱이 마을의 전설이나 민담과 같은 것도 기억되고 전승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절된 지 오래고, 마을의 역사가 깃든 향토 유적마저도 무관심하다. 단절된 개인만이 무성하다.

 

이러한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육으로 소통되는 방안을 찾아보면 어떨까? 다른 무엇보다 교육은 세대를 뛰어넘어, 이웃의 벽을 넘어 서로가 소통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우리 미래에 대한 가장 믿을만한 투자가 될 것이다.

 

학교와 함께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자원이 교육모형을 만들어 아이들과 더불어 어른들도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방안을 모색하면 어떨까? ··학 협력체제 속에서 마을의 다양한 교육자원들을 발굴해 아이들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을 만들어보았으면 한다. 또 학교의 교육자원을 교육복지 차원에서 성인들의 평생학습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 속에서 마을과 협력할 수 있거나 마을이 도와줄 수 있는 내용을 골라낸다면 우선적으로 방과후학교,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이 있다. 그동안 학생 봉사활동은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었다. 입시 내신에서 필수적인 항목이다 보니, 우선적으로 시간 채우기에 급급하고, 내용상 특정항목에만 치우쳐 보여주기식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학교가 속한 마을에서 봉사활동의 다양한 과정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실천하게 한다면 마을과 아이들이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마을의 주변 공원 가꾸기와 오물을 제거하기는 마을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와 아이들의 동네 사랑 정신을 심어줄 수 있다. 또 마을의 소외된 독거노인이나 장애가정과 함께 하는 것도 기존의 해오던 것일 수도 있지만 기관과 주민들이 개입하면 훨씬 교육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 또 방과후활동과 동아리 활동은 어떤가? 학교내 다양한 동아리들이 마을의 단체들과 손을 잡고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서울의 도봉구에서는 지난해 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방과후사업, 일반고 진로직업지원사업, 지역특화 사업 등 5개 분야 총 44개 단위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5인 이상 마을주민이 운영하는 방과후마을학교는 영어뮤지컬, 난타와 모둠북 연주, 보드게임, 한지공예, 감성글씨 캘리그래피, 숲생태미술놀이 등 25개가 운영됐다. 방과후 와글와글 놀이터는 도봉구 내의 도봉초, 월천초 등 5개 놀이터에서 고무줄, 공기, 콩주머니를 가지고 신나게 노는 놀이를 진행했다.

 

또 연극, 미술, 스포츠 등 문화, 예술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교 정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 문예체 협력교사 지원사업은 도봉구내 36개 학교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한다. 이렇게 마을과 학교가 하나로 움직이려면 무엇보다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밀접하게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이 자주적이고 자발적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 이들의 소통을 위해서는 학교 시스템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가능하다. 특히 교육청의 관료적인 지시와 보여주기식의 학교 문화로는 이루어지기 어렵고 자발성이 필요하다.

 

지금 다른 지방에서는 민주적 자치와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혁신학교가 지역과 결합하여 새로운 마을교육공동체 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혁신학교와 기초자치단체가 연계한 혁신교육지구에서 추진되고 있고, 일부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을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시도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실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광진의 교육 통(), 디트뉴스 201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