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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소식

37. [성광진] 덜 가르치고 더 많이 놀아야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6-04-18
  • 조회수 : 494

 

봉사, 동아리 활동조차 입시에 이용

 

학교에는 다양한 갈등이 존재한다.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교 경영자 등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학생 간 갈등은 가장 광범위하며 그 끝이 비극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대상 간의 접촉은 제한적인데 반해, 학생들은 매일 더불어 생활하고 모든 면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갈등을 빨리 알아내 원만하게 조정하는 것이 교사와 학교의 역할이다. 조정에 따라 파국도 완화될 수 있고 갈등으로 인한 상처도 치유될 수 있다.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학교나 교사들은 지금 학생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학생들은 대체로 상습적인 폭력과 온갖 수모를 당해도 학교나 교사에게 사실을 밝히고 해결을 요청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교와 교사를 믿고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을 밝혀 문제가 해결되고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문제를 의뢰하고 기대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극단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문제가 발생한 학교와 교사들이 반성해야 하는 이유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평생 동안 씻기 힘든 상처로 고통을 겪는다. 따라서 학생 간 갈등을 잘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인간 사이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그 갈등이 어떤 갈등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친소에 따라 달라진다. 가까운 관계를 형성해야만 갈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아이들은 저를 동네 아줌마 취급해요. 잘못을 지적하면 도리어 눈을 치켜뜨고 덤벼들 것처럼 해서. 겁나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겠고, 매번 교무실로 데려다 훈계할 수도 없고. 학생부에 넘겨도 나아지는 것은 없고.”

 

한 중학교 교사의 푸념이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서먹한 관계로 동네 아저씨, 아줌마만도 못한 관계란다. 이를 아주 특수한 경우로 생각하기 쉽지만, 교사와 학생 간의 서로 불편한 관계가 점점 확장되고 있는 학교 현실을 보여준다.

 

가장 큰 원인제공자는 학교의 학력경쟁체제다. ‘성적 지상주의학교 운영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교육의 목표가 오로지 성적 올리기고, 입시를 위해 모든 노력이 경주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교사는 학생을 목표가 아니라 수단으로 바라보기 쉽다. 둘의 관계가 오로지 성적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심지어 봉사활동이나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등 비교과 영역마저도 오로지 입시사정관과 수시 입시를 위해 이용당하는 현실 앞에서 그저 먹먹해질 따름이다. 현재 고등학교는 동아리조차 진학과 관련된 활동만 요구하는데 어떻게 교사와 학생이 더불어 놀고 터놓고 함께 할 수 있겠는가.

 

교사와 학생이 수업시간에 만나는 것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야 상호간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수업 이외의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 가슴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덜 가르치고 더 많이 노는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 교사와 학생이 더불어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갖는 다양한 분야에서 교사와 즐겁게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야 둘 사이에 신뢰가 생기고 학생은 교사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제발 학생과 교사가 더불어 놀 수 있게 하자!

 

미디어충청 [교육통()] 201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