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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소식

18. [성광진] 대성학원 비리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5-08-28
  • 조회수 : 495


사립학교 비리 근본 대책은?

최근 대전과 세종시에서 5개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사립학교 법인 대성학원이 금품을 받고 교사를 채용하는 등 부정을 일삼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이사장 포함 25명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돈을 주고 채용되거나 채용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교사 18명도 포함되었다.

 

대전지역에는 23개 사학법인, 산하 38개 학교가 있다. 과거 시설공사 비리나 회계장부 조작, 불법찬조금 모금과 같은 비리가 드러났고, 경영권 다툼으로 여러 차례 임시이사가 파견된 사례가 있지만 교사 채용비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를 건립한 숭고한 이념을 실천하는 사학도 있지만, 운영비의 대부분을 국가에 의지하면서 학교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을 지닌 사학법인이 문제다. 사립학교에서 이번 같은 비리가 문제의식 없이 이뤄지는 이유는 내부 비리에 대한 감시나 견제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사학법인은 설립자 가족을 중심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채워 이사회를 운영하는 족벌경영체계가 대부분이다. 공공연한 비밀처럼 이루어지는 사학 비리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 보조금으로 공사나 물품 구입을 하면서 회계장부를 조작해 이익을 챙긴다.

둘째, 학교법인 소유의 토지나 건물을 사고팔면서 허위계약서로 차익을 챙기거나 불법 임대한다.

셋째, 학부모로부터 불법 찬조금을 받아 물품을 구입하고 학교 회계로 처리해 횡령한다.

넷째, 교직원 채용 시 법인의 이사장, 이사 등 임원의 친인척을 뽑거나 뒷돈을 받는다.

 

이러한 사학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법령에 따르면, 교육청은 법인과 학교에 대한 지도 감독기관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교육청 스스로 이들 비리를 찾아내 척결한 사례가 없다. 그동안 사학비리는 전교조나 교사들의 폭로로 사정기관이나 수사기관이 나서야만 밝혀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도 유착관계를 의심하지 않고는 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사전에 비리를 감지하지도 못했고, 사태 이후에도 감사를 나가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후속조치가 없어 감싸기로 보이기 십상이다.

 

교육청은 사학에 대한 형식적 감사가 아니라 지도감독권을 보다 강력하게 행사해야 한다. 인사권과 재정 운영에 대한 권한에도 일정하게 개입해 비리 발생을 예방하거나 억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시, 도교육청이 법인들로부터 교사채용을 위탁받아 공개 시험을 치르는 공동 전형제도를 실시한 것을 대전교육청도 본받아야 한다. 또 비리 사학에는 국가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사학비리 근절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사립학교법 개정이다. 비리의 원인은 친인척 중심으로 사학을 운영하는 족벌경영체제로, 이사장이나 이사의 친인척들이 학교장을 맡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비리는 학교법인 이사회와 학교장이 한통속이라면 저질러지기 마련이다. , 이사장이나 이사의 친인척들의 학교 회계직원의 임용을 제한하고 내부 비리 신고자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립학교 인사위원회의 조직과 기능도 개정해 교원 승진 등에 있어 공정한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는 개인의 소유물처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 만약 개인이 이익을 추구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 교사들도 자긍심을 잃게 된다. 특히 채용 비리는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학생들이 사회 전체를 불신하는 매우 비교육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곳이 학교인데, 비리와 부조리가 판치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다른 어떤 기관보다 우리 학교들이 공정하고 올바르다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다시는 이러한 사학비리가 생기지 않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가 보장되고 견제와 감시가 이루어지는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위해 온 국민이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충청 [교육통()]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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