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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소식

보도자료: ‘실질적 교육권 보장을 위한 해법 모색’ 토론회 열려
  • 작성자 : 달빛
  • 등록일 : 2023-10-10
  • 조회수 :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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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교육(사회) 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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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소장 성광진(010-3433-4998); 연구위원 신정섭(010-2216-6807)

일시202310 10()   매수 3

제목실질적 교육권 보장을 위한 해법 모색토론회 열려

사단법인 대전교육연구소(소장 성광진)은 10월 10일(화) 오후 4시 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아담스홀에서, ‘실질적 교육권 보장을 위한 해법 모색’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석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잇따라 발생한 학교 현장 비극의 원인은 무엇인지 성찰하고, 법령 개정과 민원 대응 시스템 개선만으로 실질적인 교육권 보장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살펴볼 목적으로 열렸다. 지난 5일 故용산초 교사의 유족과 교원노조가 당시 악성 민원을 제기한 8명의 학부모와 직무유기 혐의가 있는 학교 관리자들을 고소한 가운데, 어떻게 하면 교사의 교육권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지 그 해법을 모색해 보는 의미가 있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먼저 경기 금암초 이상우 교사(전 전교조 교권기획국장)이 ‘지금은 교사의 교육권 보장이 필요한 때’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지난달 국회에서 의결한 교권 보호 4법의 내용을 살펴보고, 권위적이고 추상적인 ‘교권’이라는 용어를 왜 ‘교육권’과 ‘교사 인권’으로 바꿔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이상우 교사는 “대한민국 법률 어디에도 교권에 대한 정의가 없다”면서, “교권이란 용어는 학생인권의 대척점으로 잘못 인식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폐기하고, 그 대신 ‘교사의 교육권’이나 ‘교사의 인권’이라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법에 교사의 교육권을 명시적으로 정의해야 교육이 바로 설 토대가 마련된다는 것이다. 교원의 수업권, 평가권, 교육과정 결정권, 생활지도권, 학생징계 요구권 등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사의 권한을 명시할 때 교육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구체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서적 위기에 처한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상담과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부모 교육을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게 실시하며, 해당 가정에 대한 폭넓은 사회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5명의 패널이 열띤 지정 토론을 벌였다. 초등교사 대표로 참여한 조현희 전교조대전지부 정책실장은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민국 교사의 오늘’이라는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조현희 교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지난 9월 5일 발표한 ‘2023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실태조사 결과 전체 설문 응답자 3,505명 중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무려 16%였고, ‘극단적 선택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응답도 4.5%에 달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학교에서의 신체적․언어적 폭력 피해가 여교사에게 더 집중된다는 점, 그리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 교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와 폭력에 시달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현희 교사는 교육의 공동체성 확보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신정섭 호수돈여고 교사는 ‘교육권 보장, ‘디테일’이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교육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교육권 관련 법령의 개정, 민원 대응 시스템의 개편, 학부모의 인식 개선, 과도한 경쟁교육 철폐, 교사-학생-학부모의 관계 회복 등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난 9월 교권 보호 4법이 개정되었는데 시행 과정에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학교장(원장)이 갈등 조정 및 해결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연수 과정을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부모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녀의 입학 단계에서 교사의 교육권과 생활지도권 등과 관련한 학부모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넷째, 과도한 경쟁교육으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이 많은 만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차별받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다섯째,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인권, 그리고 학부모의 권리를 ‘적대적 모순’으로 인식하지 않으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도를 찾는 일에 국가와 교육당국이 나서야 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문서영씨는 교사가 민원을 혼자서 감당하지 않는 여건 조성과 교사의 자율성 보장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교는 별로 달라진 게 없고 오히려 교사의 업무만 과중해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진단하면서 몇 가지 희망 사항과 대안을 제시하였다. 첫째, 학교 관리자가 대응팀을 만들어 학부모의 민원을 전담 처리해야 한다. 둘째, 성적 지상주의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아이들이 개성과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창의성을 길러주는 교육, 사람됨을 강조하는 인성교육, 협동심과 사랑을 먼저 가르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셋째, 수업의 자율성이 보장되어 선생님이 추구하는 교육. 즉 아이들과 함께하는 1년 동안의 계획을 자신만의 창의성 있는 교육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잇따른 교사의 죽음 앞에 모두가 죄인”이라며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애 대전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실제 독일에서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용애 위원은 먼저 현재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진단하면서 “학부모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과몰입과 과잉보호가 학생들의 자립심과 인생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학교 교육을 소비자(학부모, 학생)와 서비스 담당자(교사) 간의 거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자동차에 태워 등교시키지 않으며 비가 와도 아이 혼자서 자전거를 이용해 등하교하는 게 대부분이다. 독일에서는 학생들이 중․고등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신의 용돈을 스스로 번다. 이 위원은 유럽의 교육에는 경쟁과 서열이 없다는 말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짚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대학이 평준화된 건 맞지만 아무나 대학에 입학하는 건 아니고 중등 졸업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과해야 한다. 엘리트를 양성하는 그랑제꼴에 들어가려면 치열한 경쟁도 거쳐야 한다. 네덜란드는 대학 진학률이 15% 정도에 불과하고, 핀란드는 한국과 달리 유급제도를 철저하게 운영한다. 독일 사례는 조금 더 자세히 언급했다. 독일 학생들은 아비투어(Abitur)라는 대입자격시험을 치른 후 대학에 입학한다. 독일에는 사교육비, 대학 등록금, 대학 서열화가 없다. 선행학습을 철저하게 규제하고, 폭력을 행사한 학생의 경우 삼진아웃제를 시행한다(4시간 수업배제→2~3일 정학→퇴학). 공부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못한 아이를 돕는 협업 활동을 중시한다. 교사의 교육권과 자율권, 평가권 등을 철저히 보장한다. 학교장은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거나 규정을 위반했을 때 하루에서 2주까지 수업 및 학교 행사에서 배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교생이 손모내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충남 홍성의 홍동중학교 박신자 교장 선생님이 ‘호혜와 우정, 환대와 보살핌의 학교공동체가 답’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교장 선생님에 따르면, 홍동중학교는 해마다 새학년을 시작할 때 낯선 이들을 환영하는 방법으로 평화롭게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출발교육’을 실시한다. 전교생의 70% 이상 가정방문을 실시하고, 원하지 않는 가정은 기간을 정해 전화나 학교 방문 상담을 진행한다. 공동체 구성원이 각자 지킬 약속을 정하여 실천하는 공동체 생활협약을 맺는다. 주체별 토의/토론을 거쳐 약속을 만들고 확정하여 각 주체가 모여 생활협약 제정 선포식을 연다. ‘교육과정 설명회’를 여는데, 전체 교직원이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학교 교육과정을 설명하고 학부모와 함께 각 학년 참가자 써클을 진행하여 어떤 걱정과 염려가 있는지, 서로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담임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박신자 교장은 “호혜와 우정 환대와 보살핌의 관계를 통해 갈등을 대화로 풀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갈등을 대화로 풀어내는 경험이 있는 학교가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붙임: 토론회 자료집(총 42쪽)


2023년 10월 10일